환경공학 대학원생인 저는 실험실 토양 분석 장비가 늘 부족해 밤늦도록 기다리곤 합니다. 특별히 정밀한 디지털 pH계가 하나 필요했지만 연구비로는 신제품 구입이 어려워지던 참이었습니다.

어느 새벽, 실험용품 커뮤니티를 살피다 눈에 띈 글이 있었습니다. 정가 30만 원을 넘는 고급형 pH계를 16만 원에 내놓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진에는 박스가 깔끔하게 찍혀 있었고 본체와 교정액 세 병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판매자는 교수님 연구실 장비를 교체해 남은 물건이라 급하게 정리한다고 했습니다. 등록글에는 판매 완료 표시가 없었고 메시지 대기 숫자만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첫인상이 지나치게 매끄러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절약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저는 입금 방법을 물었고 이내 플랫폼 내 안전결제 대신 외부 결제 링크를 보내 주었습니다. 링크 주소가 공식 사이트와 비슷하지만 끝이 .tech로 마무리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화면을 자세히 보니 간편결제 로고 대신 익숙하지 않은 서비스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실험실 친구들에게 확인해 보았지만, 모두 바빠서 직접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이 급해 입금 직전까지 정보를 입력했지만 버튼을 누르기 전 잠깐 멈춰 섰습니다.

그날 연구실 폴더에 저장해 두었던 먹튀위크 알림 기록이 떠올랐습니다. 한 번도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추천해 준 적이 있던 사이트였습니다. 저는 노트북에 로그인하지 않고 브라우저 시크릿 모드를 열어 판매자 전화번호 뒷자리와 URL 일부를 복사해 붙여 넣었습니다. 곧바로 검색 결과에 이틀 전 올라온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신고자는 같은 기계를 같은 가격에 선결제했지만 제품을 받지 못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사진 속 교정액 병 위치와 박스 봉합 자국이 제가 본 사진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불안감이 확 커지자 저는 입금 창을 닫고 구매 의사를 보류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판매자는 곧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았고, 프로필과 게시글은 곧 비공개로 바뀌었습니다. 사기였다는 확증은 아니었지만, 계좌로 송금하는 순간 돌이키기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강렬했습니다.

다음 날 저는 연구비 계정으로 공식 대리점을 통해 정품 모델을 주문했습니다. 비용은 처음 제안받은 가격보다 4만 원 정도 늘었지만, 결제 페이지에서 거래 내역이 바로 확인되는 안정감이 무엇보다 컸습니다. 제품이 도착한 뒤 교정액과 보증서를 차례로 확인하며, 처음으로 실험실에서 환한 화면 대신 기분 좋은 들뜸을 느꼈습니다.

결국 이 경험은 규칙이나 목록을 남기진 않았습니다. 다만 다음 업무를 준비할 때면 자연스럽게 외부 결제 링크를 띄우기보다 먹튀위크 먹튀검증 창을 먼저 열게 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익숙해진 것이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유일한 사실은 작은 검증이 단번에 일상의 안정을 지켜 준다는 점입니다.